CBS 라디오 :: 박재홍의 한판승부 (2024)

*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
프로그램명 'CBS라디오 <박재홍의 한판승부>'를
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.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.

*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
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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■ 방송 : CBS 라디오 <박재홍의 한판승부> FM 98.1 (18:00~19:30)
■ 진행 : 박재홍 아나운서
■ 패널 : 진중권 작가, 김성회 소장
■ 대담 : 아티스트 백현진

◇ 박재홍> 드라마 ‘모범택시’에서 갑질 회장 역을, 영화 ‘삼진그룹영어토익반’에서는 말썽 부리는 낙하산 회장 아들 역할을 하면서 떠오르는 악역 전문 배우가 된 이른바 빌런 연기에 황제가 된 분입니다. 배우 백현진 씨입니다. 최근에는 토크쇼와 미술과 영상과 음악을 버무린 공연까지 준비한다고 하면서 저희가 오늘 특별히 모셨습니다. 백현진 씨, 어서 오십시오.

◆ 백현진> 안녕하세요. 백현진이라고 합니다.

◆ 진중권> 안녕하십니까?

◆ 김성회> 저는 제가 이 방송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께서.

◆ 진중권> (웃음) 지난주부터 계속 들떠서.

◆ 백현진> 고맙습니다.

◇ 박재홍> 우리 백현진 씨가 한판승부를 원래 알고 계셨다고 제작진이 흥분하고 있습니다.

◆ 백현진> 제가 정치 뉴스를 글로 안 읽은 지는 굉장히 오래되고요. 그런데 정치 사안 중에서 제가 좀 궁금한 게 있을 때 라디오 중에서 2개 프로그램을 제가 유튜브로 찾아서 듣는데 그중에 하나가 ‘한판승부’라 연락이 와서 이거는 해야겠다 그러고 나왔습니다.

◇ 박재홍> 대개 9시 뉴스의 섭외 와도 안 가신다고 그러는데 저희 한판승부를.

◆ 백현진> 이번 8월에는 일이 많아서 일할 때는 사실 남들이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사실은 되게 정신없는 일이잖아요. 그래서 좀 안 하고 있었습니다.

◇ 박재홍> 그렇군요. 우리 백현진 씨가 참고하는 두 개 프로그램이 저희 박재홍의 한판승부 또 하나는 김현정의 뉴스쇼인 것을 알려드립니다. 이 방송을 보고 있을 김현정 앵커를 위해서 다시 한 번 말씀을 드리고.

◆ 진중권> 백현진 씨를 20년 전 홍대에 고깃집인가? 소주 마시면서 그때 뵀는데.

◇ 박재홍> 20년 만에.

◆ 백현진> 그때 기차 다닐 때 기찻길 옆에.

◆ 진중권> 그렇죠. 그때는 밴드 가수다 이렇게 소개를 받았고 그리고 아티스트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오늘 동영상을 보는데 뱅버스인가? 거기 보니까 찌질남 연기를 하는데. 배우가 돼 있더라고요. 굉장히 당황했어요. 이게 어떻게 연결이 되지?

◆ 백현진> 저도 직업 배우가 돼 있을지는. 그러니까 직업 배우로 살게 될지는 전혀 생각을 못 했습니다.

◆ 김성회> 원래 전공은 미술이셨죠?

◆ 백현진> 그 조각과를 들어갔다가.

◇ 박재홍> 홍대?

◆ 백현진> 그런데 금방 그만뒀어요.

◇ 박재홍> 대개 천재들은 대학을 그만두거든요. 스티브 잡스의 길을 가신 겁니까?

◆ 백현진> 저는 컴퓨터 만드는 사람은 아니니까요. (웃음)

◇ 박재홍> 빌 게이츠? 아무튼 대학 중퇴.

◆ 김성회> 최근에 화가로도 활동하시면서 오렌지, 이달의 예술인상 이런 것도 받고.

◆ 백현진> 그거 아마 2017년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1년에 작가 4명씩 후원 작가를 선정해서 올해의 작가상이라는 전시를 하는데요. 거기에 어떻게 운 좋게 들어간 거를 지금 얘기하시는 것 같아요.

◆ 김성회> 그렇게 다 잘하시면 혹시 뭐가 더 잘되고 싶다, 뭘 더 집중하고 싶다 그런 게 있으신지가 저는 사실 제일 궁금했어요. 저는 개인적으로는 가수로서의 백현진 씨 팬인데.

◆ 백현진> 진심으로는 그냥 좀 담백한 노인이 되고 싶어요.

◇ 박재홍> 담백한 노인?

◆ 백현진> 그러다 보면 아마 작업은 계속할 텐데 작업들이야 나오겠죠, 그에 따라서.

◆ 진중권> 저는 좀 당황했던 게 연기를 딱 봤는데 이것도 뭐 신인 연기가 아니라 진짜 물오른 연기. 연기를 너무 잘하면서 어떻게 배우가 됐는지, 그러니까 어떻게 연기를 하게 됐는지 그게 궁금해요.

◇ 박재홍> 연기를 저희가 화면으로 보고 얘기 이어가겠습니다. 제작진이 연기 영상을 준비했거든요. 잠깐 보고 이어가겠습니다. 방금은 나쁜 엄마에 나왔던 연기입니다.

◆ 백현진> 정말 부끄럽습니다. (웃음)

◇ 박재홍> ‘모범택시’에서 연기한 박양진이라는 캐릭터. 이거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회장을 레퍼런스로 삼으셨다고요.

◆ 백현진> 극중에서는 그랬는데요. 사실은 저는 보통은 작업하는 사람으로 미술가로 음악가로 연기자로 레퍼런스 없이 작업한 지는 오래됐는데요. 그때 그 특정 인물이라고 그래서 유튜브에 딱 들어가서 좀 보려고 그러다가 사실은 실제 폭행하는 장면 제가 그런 걸 잘 못 봐요. 무서워해요. 징그러워해요.

◇ 박재홍> 실제로?

◆ 백현진> 그래서 바로 끄고 감독한테 전화해서 ‘나 저거 꼭 봐야 되냐?’고 그랬더니 전혀 안 그래도 된다고 그래서 그러면 알겠다고 그래서 그냥 구글링해서 얼굴 봤는데 머리 스타일이랑 인상 보면 대충 답 나온다고. 그래서 하게 됐고 진 작가님이 질문 주신 거 대답을 짧게 하면.

◇ 박재홍> 연기를 어떻게 했냐?

◆ 백현진> 95년부터 지금 이날치 프로듀싱하고 영화, 음악감독으로 일하는 장영규 씨랑 어어부프로젝트라고 해서 홍대 앞에서 학교 안 가고, 그래서 친구들이 ‘너는 홍대를 다닌 게 아니고 홍대 앞을 다녔다’고 그래서 ‘천재인데?’ 그랬어요.

◇ 박재홍> 천재인데?

◆ 백현진> 오래된 친구인데 농담으로 ‘너 되게 적확한 표현이다’라고 그랬는데.

◇ 박재홍> 홍대 ‘앞’을 다녔다.

◆ 백현진> 그래서 공연을 하는 중에 장선우 감독님, 홍상수 감독님 이런 분들한테 연락이 오다가 김지운 감독님이 ‘반칙왕’ 만드셨을 때예요. 그때 삽입됐던 노래들을 몇 곡 부르는데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서게 된 일이 생긴 거예요. 김지운 감독님이 설렁탕 사주겠다고 장영규 형이랑 저랑 어차피 음악에 참여하고 그러니까 현장 한번 나와서 카메오 하라고 그래서 그때 처음으로 동영상. 특히 영화라는 매체에 카메라로 처음 한번 기록돼 본 거고요. 그 이후로는 독립영화 쪽에서도 부르더라고요. ‘음악하는데 좀 이상하다고, 저 사람. 캐릭터 불러다가 좀 써먹자고’

◇ 박재홍> (웃음) 이상하다. 이상해야 되는군요.

◆ 백현진> 그렇게 해서 배우로서 정체성 없이 그냥 품앗이 다니듯이 다니던 게 굉장히 이제 10년 지나고 20년 지나고 그랬었던 겁니다.

◆ 김성회> 그런데 ‘학수고대했던 날’ 때도 직접 출연하셔서 난해한 연기를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.

◆ 백현진> 그거는 어디 영화학과 학생이 졸업 작품을 찍는데 출연을 해 달라고 그래서 출연을 하고 나서 그게 다 일종의 품앗이잖아요. 그래서 일을 하고 나서 뭔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‘혹시 그래도 내가 공짜로 일을 했으니 NG컷을 내가 사용하게 해 주실 수 있겠냐?’고 그래서 그러겠다고 선뜻 그러셔서 NG컷만 갖고.

◆ 김성회> 그래서 장면이 반복되는 거군요?

◆ 백현진> 그렇게 편집을 한 겁니다.

◇ 박재홍> 그렇군요. 최근에 또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‘무빙’에도 우리 배우님이 나오시더군요.

◆ 백현진> 나오자마자 죽습니다. 류승범 씨한테 맞아서. 맞아 죽습니다, 정말.

◇ 박재홍> ‘진천’ 역할. 저희가 모신다고 하고 나서 딱 드라마 보고 굉장히 반가웠습니다.

◆ 백현진> 나오자마자 딱 죽길래 저 어렸을 때 팀 버튼의 ‘화성침공’ 좋아했거든요. 유명한 사람들이 줄줄이 나오자마자 다 죽길래 ‘와우!’ 막 이랬는데 그런 걸 한번 해 봤습니다. 뭐 제가 유명하다는 얘기는 아니고.

◇ 박재홍> 너무 좀 짧은 출연이어서 아쉽지는 않으셨어요?

◆ 백현진> 사실은 그 시리즈 뒤쪽에서 과거.

◇ 박재홍> 회상 장면?

◆ 백현진> 그런 신에서 다시 나와서. 젊었을 때 진천이 액션을 좀 합니다.

◇ 박재홍> 그러면 아직 1회가 끝이 아니군요,그렇죠?

◆ 백현진> 네. 한 2회 정도 더 짧게 나옵니다.

◇ 박재홍> 그렇군요. 그럼 기대하면서 보면 좋겠네요. 지금 청취자 여러분들이 계속해서 ‘배우님 얄미운데 너무 재미있게 웃기긴 합니다’ 이런 말씀을 주셨고 ‘폭력 장면을 못 보신다는 게 큰 반전입니다’ 이렇게 말씀을 주셨네요.

◆ 백현진> 액션 영화도 잘 즐겨보는 편이 아니고 그리고 실제 요즘에는 유튜브 들어가면 별의별 영상이 다 있잖아요. 그런데 저는 못 보겠어요. 사람들이 가끔 뭔가 우크라이나 전쟁 그런 것들, 굉장히 폭력적인 장면들 실시간으로 막 녹음해 놓은 것들.

◇ 박재홍> 진 작가님이 가장 그거 많이 보시는 분.

◆ 백현진> 저는 그런데 그걸 보는 걸 반대하거나 그런 쪽은 전혀 아니고 그냥 제가 못 봐요. 그러니까 어떤 사람이 돼지고기 못 먹는 것 같은 것 같아요.

◇ 박재홍> 그리고 또 배우님이 유명한 작품이 ‘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’에서 정치평론가 김성남 역을 하셨잖아요. 그런데 이 드라마가 정치기를 다룬 드라마기도 하고 저희가 또 시사 프로그램이니까 그 연기를 하시면서 혹시 참고한 정치 평론가가 있으신지요라는 질문이 청취자에게 있습니다.

◆ 백현진>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레퍼런스 없이 작업하는 사람이라 그냥 두루두루 한때 ‘100분토론’은 좀 즐겨 본 적이 있었고요. 그래서 그냥 제가 아는 만큼 소화한 겁니다.

◇ 박재홍> 진보 성향의 정치평론가여서 뇌색남 또 캐릭터가 있고 일각에서 우리 진중권 작가님이랑 유사한 게 아니냐?

◆ 백현진> 제가 볼 때는 진중권 작가님은 그렇게 안 후져요. 그 역할을 위해서 나온 사람은 정말 후지고.

◇ 박재홍> 부인이 또 장관 역할도 하고 그러니까.

◆ 백현진> 되게 찌질하죠, 그 사람은. 말도 안 되는 사건도 벌이고. 그냥 나쁜 사람이죠. 나쁜 사람 따로 없겠지만 나쁜 양이 굉장히 많은 사람이죠.

◆ 진중권> 작품 고를 때 ‘배역 대사를 바꿔서 연기하는 거 허락해 주는 작품에만 출연한다’ 이런 기준을 갖고 계시다고.

◆ 백현진> 네. 그게 좀 편하더라고요. 그런데 어떤 시나리오는 많이 안 바꿔서 할 경우가 있는데 좀 사실은 드물고. 보통은 감독 만났을 때 영화는 일단 감독에게, 그리고 시리즈물은 감독 만났을 때 작가분한테도 얘기를 전해 달라고 하는 말이 진 작가님 얘기하신 것처럼 그냥 내용을 당연히 바꾸거나 그러지는 않아요. 그런데 제 문장을, 낱말들을 저한테 열어주실 수 있느냐? 그래서 그게 오케이가 나면 그때 일을 하게 되는 거예요.

◇ 박재홍> 그렇군요. ‘살면서 지금까지 본, 한국에서 본 아저씨 연기 1등임. 이런 연기 분야의 권위자’라고 쓰인 트윗을 캡처하셔서 ‘나이 50에 드디어 한 분야의 권위자로 등극했다’라고 SNS에 쓰신 게 화제가 됐었어요.

◆ 백현진> 그거 그냥 너스레 떤 겁니다. 그게 그렇게 좋은 타이틀이겠어요. 제가 앤디 워홀처럼 어떤 ‘예술가로서 거울이 되겠다’ 그런 막 재능이 있거나 그런 목표가 있는 사람도 아니고요. 그냥 너스레 떤 거예요.

◆ 김성회> 그런데 자꾸 이런 쪽에서 섭외가 들어오나요, 이런 비슷한 캐릭터들.

◆ 백현진> 꼭 그렇지는 않은 게 아직도 시리즈물에서 빌런 역할들 한 게 잘 돼서 그렇지 독립영화 쪽이나 아니면 뭐 그런 쪽 아직 계속 일을 하는데 그런 데서는 그냥 아주 소위 얘기하는 평범한 아저씨들 역할 많이 하고 사실 슬슬 하는 역할이 저한테는 좋아요.

◆ 김성회> 그런데 슬슬하는 역할의 반대로 조금 전에 말씀하셨지만 뉴진스의 아버지라고 하는 250 씨의 ‘뱅버스’라는 음악에 맞춰서 연기를 하실 때는 사실 끊임없이 달리는 거잖아요. 넘어지고 달리고 부딪히고 하면서 보는 내내 막.

◆ 백현진> 이틀 동안 달렸어요, 꼬박. 이틀째는.

◆ 김성회> 온몸에 멍이 드셨겠어요, 진짜.

◆ 백현진> 링거 맞게 되더라고요.

◆ 김성회> 그런데 그런 건 그런 줄 알고 수락을 하신 걸 거 아니에요, 그래도. 음악 때문에 하신 건지, 그 역이 마음에 드셔서 하신 건지.

◆ 백현진> 제작자가 음악을 들려주고 우리가 이런 지금 앨범을 내려고 그런다. 그런데 그 제작자가 동네 사람이라 가끔 보는 젊은 제작자예요. 그래서 그런데 그 사람 행보가 재미있어서 그냥 하겠다고 한 거예요. 하면 골 때리겠구나 하고.

◆ 진중권> 연기도 빌런 역할도 있고 평범한 역할도 하셨는데 하다 보면 ‘내가 이런 역할 좀 한번 해 보고 싶다’라고 하는 건 있나요?

◆ 백현진> 사실 그런 건 없고요. 겸손하게 얘기하려고 해서가 아니고. 그냥 대신, 좋은 제가 여러 편 재미있게 본 영화감독 혹은 시리즈물 감독이랑 일을 하고 싶은 거지 어떤 역할은 상관없어요.

◇ 박재홍> 같이 일하고 싶은 감독. 어떤 분이 있을까요? 지금 아직 해 보지 못했지만 ‘나 좀 왜 안 부를까?’ 이 사람.

◆ 백현진> 오늘 있었던 일인데요. ‘마스크걸’이라는. 제가 원래 시리즈물도 잘 못 봐요, 저한테는 너무 길어요, 호흡이. 요즘에 숏폼이라 그래서 조금씩 짧아지고 있어서. 이상청도 그런 숏폼 쪽이었죠. 한 30~40분, 20분에서 40분 안에 벌어지는 일들. 그런 거를 조금 보는데 하도 제 주변 사람들도 얘기하고 회자가 되고 있길래 ‘마스크걸’ 에피소드1을 봤다가 제가 그거를 한 3편까지 봤어요. 그런데 오늘 오다가 제 매니저한테 ‘이거 재미있다’ 이렇게 재미있게 본 것들 공유를 서로 하거든요. 제 매니저가 들으면 ‘저 XX 자기가 일방적으로 보내는 거지’

◇ 박재홍> 저 사람.

◆ 백현진> ‘무슨 공유야? 자기가 나한테 재미있었다고 얘기하는 거지’ 그럴 텐데 여하튼 제가 좀 같이 일하는 분이니까 재미있는 거 음악이나 영화나 그런 거 얘기를 하는데 그중에 마스크걸 굉장히 재미있더라고 이랬더니 그 친구가 찾아보더니.

◇ 박재홍> 김용훈 감독.

◆ 백현진> 선배가 너무 재미있었다는 ‘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’ 이게 제목인 것 같은데.

◇ 박재홍> 전도연 씨 나오는.

◆ 백현진> 이거 재미있었다고 제가 얘기했던 것을 기억하고 그 감독이라 그래서 박수쳤어요. 이 감독 모르지만 응원. 왜냐하면 제가 영화도 재미있게 보고 그 감독의 시리즈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재미있게 봤으면 이 사람은 내가 관심을 가져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고요.

◇ 박재홍> ‘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’ 그 영화.

◆ 백현진> 한국말로 하는 연기들 보는 것 중에서 저는 약간 대잔치처럼 재미있게 봤어요. 그리고 진중권 작가님이 아무도 안 부러워하지만 한 분 부러워하잖아요.

◇ 박재홍> 정우성 씨.

◆ 백현진> 정우성 선배도 거기서 너무 좋고.

◇ 박재홍> ‘하루라도 정우성의 얼굴로 살아 보고 싶다’ 그래서 얼척이 없어서 한번 모셔야 되는데 정우성 씨. (웃음) ‘마스크걸’에서 그럼 어떤 캐릭터가 재미있게 보셨던 거예요?

◆ 백현진> 그냥 사실은 전체적으로 사실은 동영상이라는 게 보이는 것과 들리는 걸로 구성돼 있는 거잖아요. 그런데 보이는 거랑 들리는 걸 굉장히 잘 다루는 감독이구나. 그리고 각본도 물론 원작이 있었지만 자기가 본인이 쓴 사람이고 이 사람은 튼튼한 사람이겠다 싶었어요. 그 시리즈물 하나 보고 영화 하나 봤더니. 삑사리 날 일. 사생활에서 빼고는 작업에서는 크게 삑사리 날 일 없겠다, 관심가져야겠다 뭐가 새롭게 느껴졌어요.

◆ 김성회> 감독님 입장에서는 주연이든 조연이든 OST든 곧 들고 오시겠네요.

◆ 백현진> 하여튼 제가 재미있게 본 작업들을 하신 분들한테 연락이 오면 사실 그러면 지금 여기 이 자리도 그렇고 그냥 저는 쓱 움직여요, 그때는.

◇ 박재홍> 튼튼한 사람이라고 느껴졌을 때, 그렇죠?

◆ 백현진> 건강이 정말 중요하죠. 제가 반백 살이라. 반백 살이 좀 돼서 건강 정말. 모든 분들 건강하시길 바랄게요.

◇ 박재홍> 김성회 소장님과 놀랍게도 동갑이시라고.

◆ 백현진> 그러시구나. 쥐띠시군요.

◆ 김성회> 어디서 놀라야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.

◇ 박재홍> 음악 얘기도 안 할 수가 없는데 ‘어어부밴드’, ‘방백’으로도 밴드도 하시고 박찬욱 감독의 ‘복수는 나의 것’ 음악감독. 이준익 감독의 ‘변산’ OST를 작사, 작곡하셨어요.

◆ 백현진> 음악 작업은 사실은 많이 참여를 했었고요. 지금은 ‘백현진씨’라고 또 밴드를 이 팀도 한 5~6년 됐는데 ‘방백’이라는 프로젝트팀 이후에 또 프로젝트팀을 하나 만들어서 지금 계속하고 있고 이번에 세종문화회관에서 9월 1, 2, 3일날에 할 때도 전체 쇼가 100분으로 구성되는데 그중의 한 30분은 저희 밴드가 소화합니다.

◆ 진중권> 예약을 못 했다는 거 아닙니까, 티켓을.

◆ 김성회> 얼마 전에.

◆ 백현진> 저도 표를 못 구했어요.

◆ 김성회> 한국일보 인터뷰하신 거를 보고 잽싸게 예매를 하러 갔는데 실패해서.

◆ 백현진> 저도 원래는 아티스트 대할인율의 티켓이 있는데 일하느라고 나중에 사야지 했는데 들어갔더니 없는 거예요. 그래서 어느 날 담당자한테 전화를 했더니 거기서 없으면 진짜 없는 거래요. ‘안 사셨어요?’ 이러더라고요. 왜냐하면 저한테 빨리 먼저 구매하라고 진작부터 얘기를 했다는데 제가 넋 놓고 있었네요.

◆ 김성회> 음악은 따로 공부하셨나요, 아니면 어어부밴드를 하면서.

◆ 백현진> 저는 다 독학입니다.

◇ 박재홍> 천재시네요?

◆ 백현진> 아니에요. 천재는 따로 있겠죠. 하이젠베르크나 이런 사람들이 천재겠죠.

◇ 박재홍> 갑자기 ‘오펜하이머’ 얘기를 하셔서. 오펜하이머 얘기할 때도 모셨어야 됐나보다. 오펜하이머 얘기 지난주에 저희가 했거든요, 박권 교수와 함께.

◆ 김성회> 제가 노래를 들을 때는 어어부밴드는 다른 분들의 색깔이 묻어 있다고 하고 솔로 앨범 내시고 ‘무릎베개’라든지 ‘학수고대하던 날’ 이런 것들을 들어보면 제가 듣는 느낌은 약간 찐득찐득한 장판 바닥에 누워서 계속 뒹굴고만 있을 것 같은 사람인데 직접 뵈니까 이미지가 되게 건강하시고.

◆ 백현진> 그 곡을 쓸 때는 실제로 생활이 그랬습니다. 지금 언급하신 그 곡들이 제가 한 20대 말, 30대 초에 쓴 곡들이니까 20년 전인데 그때는 보통 많이 낙담하고 분노하고 다 냉소적이고 굉장히 염세적이고 그러면서 진짜 바닥에 많이 붙어 있었어요.

◇ 박재홍> 술도 많이 드시고.

◆ 백현진> 술도 많이 먹고. 그런데 술, 담배는 한 번씩 이게 컨트롤이 되나? 중독되기는 싫어서 한 번씩 이렇게 안 할 때들이 있습니다. 그런데 주로 많이 마셨던 것 같아요, 20대 때.

◇ 박재홍> 산울림의 김창완 씨는 ‘연기는 돈주니까 하고 음악은 돈을 주고라도 한다’라고 말씀하셨는데 우리 백현진 씨에게 연기랑 음악 어떻게 다릅니까?

◆ 백현진> 저는 굉장히 메커니컬이 간단해요. 그냥 연기는 소리와 보이는 걸 다루는 거고, 그냥 음악은 소리를 다루는 거고 그렇게 건조하게 저한테는 구분돼요.

◆ 김성회> 혹시 톰 웨이츠(Tom Waits)를 레퍼런스했다라는 이런 얘기들도 있는데 별로 동의가 안 되시는지?

◆ 백현진> 아니요. 제가 인터뷰에서도 정말로 존경, 아직도 존경하고 좋아했고 그냥 20대 한 중반까지는 톰 웨이츠 같은 한대수 같은 목소리를 굉장히 갖고 싶었어요. 그런데 어느 순간 ‘이거 계속해 봤자 주석 다는 일밖에 안 될 테니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하여튼 내 목소리를 찾아서 그걸 갖고 그거로 일을 가야겠구나’ 그래서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, 혼자.

◆ 김성회> 그래서 최근의 앨범들 조금 더 밝아지신 거군요, 그때에 비해서.

◆ 백현진> 그거는 그냥 사람이 바뀌니까 좀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.

◇ 박재홍> 김성회 소장님이 인터뷰 출연자에 대해서 이렇게 연구를 많이 하신 건 처음이에요.

◆ 김성회> 연구를 한 적은 없고요. 정말 팬이라서.

◆ 백현진> 고맙습니다.

◆ 진중권> 지난주부터 계속 소풍 기다리는 애처럼 굴었어요.

◆ 김성회> 이번 백현진 씨도 그렇지만 김오키 씨라든지 멤버들 같이 합을 맞춰서 연주하시고 하는 게.

◇ 박재홍> 실험극 공연. ‘백현진 씨의 공개 방송’

◆ 백현진> 나중에 77쇼할 때 보고 싶으신 분들 계시면 77쇼는 제 동네에서 한 1분 거리에 클럽 두 군데를 정해서 공연을 계속하고 있거든요. 한 90분에서 100분 진짜 말 없이 음악 연주만 하는데 그때 한번 놀러오시면 제가.

◆ 진중권> 날 잡아서 가죠.

◆ 백현진> 오세요. 제가 하여튼 즐겨 듣고 응원하는 프로그램 분들이 오시니까.

◇ 박재홍> 생방송으로 사심을 드러내기는 또 저희 세 사람이 처음인 것 같은데 ‘백현진씨의 공개 방송’ 실험 공연인데. 연출, 극본, 음악, 배우 다 맡으시고 비디오, 설치미술, 낭송, 연출, 음악 공연, 토막극 등 20개 파트로 나뉜다. 그 기사를 봤는데 그거 다 그러면 우리 배우님이 다?

◆ 백현진> 이게 만약에 각 분야에 다 어떤 한 분들, 한 분들이 있었으면 예산이나 물리적인 시간 때문에 못 했었을 거예요. 그냥 제가 혼자 하니까 쓱쓱. 그리고 제가 일하는 사람으로는 ‘무리 없이 일하자’가 제 되게 큰 목표 중의 하나라 그래서 혼자 하니까 좀 쓱쓱합니다. 그리고 더 일을 오래하신 분들이 들으면 실례될 얘기인데 그냥 나름 일을 오래 했죠. 그러니까 지금은 운 좋게 그리고 계속 작업만 하면서 살 수 있고 그러니까 그냥 쓱쓱 하는 편입니다.

◇ 박재홍> 쓱쓱 하시는 편. 그런데 쓱쓱 같이 하시는 분이 배우 김고은 씨, 한예리 씨, 문상호 씨, 가수 장기하 씨.

◆ 백현진> 등등이 있습니다.

◇ 박재홍> 20명의 출연자가 하는 공연. 그런 분들 어떻게 모셨어요?

◆ 진중권> 다 어떻게 알게 되셨어요?

◆ 백현진> 제가 직접 전화번호를 알면 제가 직접 캐스팅 디렉터가 돼서 전화하고요. 이제 예를 들면 김고은 씨 같은 분이 제가 서로 안면은 있지만 같이 작업도 해 봤지만 제가 전화번호를 모르는 경우에는 전화번호 알 만한 사람한테 전화를 해서 그분한테 캐스팅 디렉터 역할을 맡기죠. 아니, 아니죠. 그냥 전화번호만 넘겨달라 그래서 그냥 전화해서 일하는 거 사실대로 말씀을 드리는데 고맙게도 많이 바쁘신데도 같이 해 주셔서.

◇ 박재홍> 카리스마가 있으신가요? 섭외하실 때.

◆ 백현진> 아니에요. 원래 카리스마 있으면 ‘제가 오늘 작품을 하는데요?’ 이렇게 안 하고요. ‘안녕하세요. 저 현진인데요. 뭐 좀 하는데 돈이 없어요. 예산이 많이 없는데’ (웃음) 무슨 카리스마가. ‘너무 미안해요. 내가 그림으로 좀 때우면 안 될까?’ 약간 그런 식으로.

◇ 박재홍> 출연료를 그림으로.

◆ 백현진> 지금 예산으로는 사실 그분들 움직이는 거 어떻게 감당이 안 되는 거니까요.

◆ 진중권> 그렇죠.

◇ 박재홍> 드릴 질문이 너무 많았는데 오늘 너무나 아쉽습니다.

◆ 백현진> 재미있었습니다.

◇ 박재홍> 그러셨어요?

◆ 진중권> 한 번 더.

◆ 백현진> 스튜디오 밖에서 이렇게 보고 있는데 약간 실감이 나는 게 오히려 저한테는 되게 연예인 같은 분들 느낌이에요. 밖에서 ‘이렇게 와, 이제 여기 라이브로 들어오게 됐다’ 그러고 밖에서 화면 보는데 즐거웠습니다.

◇ 박재홍> 저희가 너무 감사했습니다. 아티스트 백현진 씨. 고맙습니다.

CBS 라디오 :: 박재홍의 한판승부 (2024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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